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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해보니 농업정책 현장과 괴리 예산 뿌린뒤 결과

라이더 0 51 07.11 23:45
거야의 입법폭주가 멈출 줄 모른다.
더불어민주당은 어제 정책의원총회에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등을 당론으로 채택했습니다. 노란봉투법은 21대 국회에서 대통령 거부권 행사로 폐기된 것인데 이전보다 더 심한 독소조항을 담고 있습니다. 이재명 전 대표가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한다는 먹사니즘을 선언한 지 하루 만에 파업을 조장하는 반기업법을 밀어붙이겠다니 기가 막혀 헛웃음만 나옵니다. 노란봉투법은 불법쟁의로 인한 회사의 손해배상 청구권을 제한하는 게 핵심입니다. 이전에는 노조원의 불법성 및 책임에 대해 입증 의무를 회사 측에 부과했지만 이번에는 노조원에게 아예 책임을 묻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경제계는 노란봉투법이 노사관계를 파탄 내고 산업현장을 무법천지로 만들며 국가 경제를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수차례 호소했지만 들은 척도 않는다. 가뜩이나 산업현장은 하투 전운이 감돌고 있습니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은 그제 생산 차질을 목표 삼아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습니다. 최대 산별노조인 민주노총 금속노조도 총파업에 나섰는데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참여하면서 현대차기아의 생산라인 가동이 차질을 빚었습니다. 노란봉투법 입법은 불난 파업에 기름을 붓는 꼴이 될 것입니다. 쌀값 하락 때 정부 매입을 의무화한 양곡관리법 1인당 민생지원금 지급법안 등도 이달 내 국회처리를 강행할 태세다. 돈 풀기 포퓰리즘 법안은 시장과 경제를 망가트리고 나라 곳간도 거덜 낼 게 뻔합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 는 어제 2024 한국경제보고서에서 급속한 고령화와 세수 부족 등을 언급하며 재정압박이 가중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시민단체 좋은규제시민포럼에 따르면 민주당이 장악한 22대 국회에서 개원 이후 한 달간 286개 규제법안이 발의됐는데 기업을 옥죄거나 신산업의 발목을 잡는 규제가 수두룩합니다. 이 전 대표는 성장회복과 지속성장이 먹사니즘의 핵심이라며 기업과 국가가 혁신을 위해 2인 3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했습니다. 정작 민주당은 지속성장을 가로막고 사회갈등을 부추기는 각종 규제와 반기업반시장법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말과 행동이 따로 논다는 비판을 면할 길이 없습니다. 오죽하면 먹사니즘 선언에 그 말의 진정성을 믿을 국민은 별로 없을 것 국민 우롱도 유분수 라는 비판이 나올까. 이제라도 민주당은 국회 1당에 걸맞은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할 것입니다. 고향 의성에 귀농 8년 차 이동필 전 농식품부 장관경쟁력 개선 급한데 달라진게 없어 생산비용 낮춰 규모화-대형화해야귀농귀촌에 대한 국민들 기대 줄어 농촌 사는 게 수지맞아야 청년 온다한 나라의 재상 까지 지냈던 농부의 집은 생각보다 단출했습니다. 2층 양옥집과 그 옆에 조그만 단칸방이 있는 사랑채 그리고 정자 하나가 전부였습니다.
박근혜 정부 때 역대 최장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지낸 이동필 전 장관 은 장관 퇴임 바로 다음 날 아내와 함께 고향인 의성군 단촌면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는 이곳에서 노모 를 모시면서 3000평 정도 되는 논밭에서 8년째 마늘 고추 등 농산물과 과일을 재배하며 살고 있습니다. 사원제 라는 이름의 사랑채는 사람의 도리를 잊지 말자는 뜻으로 독서나 공부 모임을 위해 귀농 후 직접 마련했다고 합니다. 인터뷰는 애일당 이라는 현판이 걸린 3평 넓이의 정자에서 10일 진행됐습니다. 평상에 낡디낡은 선풍기가 한 대 있었다. 틀어 놓지 않아도 시골 바람이 꽤 시원했습니다. 요즘은 어떤 농사를 짓고 사시나. 2016년 9월 장관직을 그만둔 다음 날 내려왔으니 귀농을 한 지는 올해 9월로 8년이 됩니다. 국회의원을 했으면 두 번이나 했을 기간인데 아직은 초보 농사꾼입니다. 마늘 고추 작약 등을 기른다. 농사로 벌어들이는 수익은 어떤가. 이전에는 그래도 농사로 수입을 조금 올리곤 했는데 지금은 거의 벌어들이는 게 없습니다. 고사리 먹으면 좋은점 그리고 다양한 활용법 큰 농기계가 있어야 돈 버는 농사가 가능한데 며칠 일하자고 개인적으로 기계를 살 수도 없고 농사를 지어도 내다 팔 곳이 마땅치 않습니다. 가난한 선비랄까. 나이가 들면서 무리하게 일하기도 어려워졌습니다. 요즘 이상 기후 때문에 농사일이 힘들지 않나. 기후변화가 매우 심각합니다. 요즘도 농사철이 되면 가뭄과 홍수가 거듭되는데 선진국이 되려면 물 관리를 해서 이를 막아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런 재해 대책을 세우기보다 보상을 어디에 얼마나 주느냐만 얘기합니다. 이러면 근본적 해결이 안 됩니다. 농사일을 해보니 공직에 있을 때와 현장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무엇보다 농정과 현장의 괴리가 크다.
좋은 취지의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하느라 애를 쓰지만 성과 관리가 부족한 것 같습니다. 기업인들은 일을 하면 결과를 체크하는데 공직자들은 어디서 예산을 따오는 것 자체가 목적인 경우가 많다. 그 정책을 추진해서 농가소득이나 식량자급률 같은 성과를 내는지 여부가 중요한데 돈만 쓰고 달라지는 것은 별로 없지 않나. 또 주민 생활에 꼭 필요한 곳에 돈을 써야 하는데 공급자 위주로 대형 공사만 남발하다 보니 성과를 체감하기 어렵다. 시골에도 문화회관 체육관 이런 거 크게 지어놨지만 이용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장관직에서 퇴임하고 5급 공무원 으로 일해 화제가 됐습니다. 젊었을 때 우리나라 농촌이 왜 못사는지를 공부해 오겠다고 아버지께 말씀드리고 무작정 서울로 갔습니다. 그래서 농촌경제연구원에 취직해 한평생 연구를 하고 여러 직책도 했습니다. 나름 나는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막상 시골에 다시 와 보니 그게 아니었습니다. 마을은 전부 다 요양원처럼 노인들 빈집들밖에 없고 내가 그동안 뭘 했나 자괴감이 왔습니다. 그런데 마침 기회가 생겨서 그냥 혼자 농사나 짓는 것보다는 내가 좀 거들 게 있나 싶어서 2019년부터 2년 정도 자문관을 했습니다. 그런데 내가 한마디로 밥값을 제대로 못 했습니다. 지방행정이라는 게 예산이나 역량에 비해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 직원 한 명당 5 6개씩 사업을 끼고 있습니다. 지역에 필요한 새로운 사업을 스스로 추진할 엄두조차 내기 어렵다. 농촌이 여전히 어려운 이유가 무엇인가. 우리나라 농업소득 이 1000만 원밖에 안 된 지 10년이 넘었습니다. 그렇게 많은 공직자가 매달려서 수십 조 예산을 쓰고도 농가소득이며 농촌인구며 줄어들고 이제는 농사 지을 사람도 없습니다. 농정의 내용과 체계를 싹 바꿔야 합니다. 우리나라 농산물은 외국보다 두세 배는 비싸다. 결국 농업 생산비용을 낮추고 품질을 높여야 국제경쟁에서 살아남는데 그것보다는 쌀은 정부가 사준다 직불금 준다는 얘기만 하고 있습니다. 표를 의식하니 문제의 본질은 놔두고 모두 생색내기에만 급급한 듯합니다.
생산비용을 어떻게 떨어뜨리나 농업을 규모화 기계화 전문화해야 합니다. 농업 법인이 젊은 사람들을 고용해서 영세소농들과 함께 들녘이나 마을 단위로 농사를 짓고 품종을 통일하고 공동 육묘와 방재를 하면 규모의 경제가 가능해져 비용이 크게 절감됩니다. 지금은 소농들이 각개전투로 따로따로 농사를 짓는데 이래서는 효율이 생기지 않는다. 대형 농기계를 갖고 있는 농민은 흔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농지와 노동력 농기계 등 한정된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해서 생산성을 높일 생각을 해야지 쌀 수매가격에만 집착하다 보면 농촌은 계속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한때 많아졌던 귀농 인구가 요즘 계속 줄고 있습니다. 정부는 도시에서 일자리가 늘어서 그렇다고 해석하는데 나는 그렇게만 보지 않는다. 전반적으로 귀농귀촌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줄었습니다. 농촌 상황이 그만큼 절박합니다. 농사를 지어 먹고살기 힘들고 생활도 불편합니다. 여기 해만 지면 밤새 깜깜합니다. 청년들이 여기 와서 긴긴밤을 어떻게 보내겠나. 이 마을 초등학교는 내가 다닐 때는 한 학년이 200명이었는데 지금은 전교생이 10여 명 남짓합니다. 귀농귀촌에 대한 정부 지원이 부족한가. 통계청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귀농귀촌자들이 정보 제공은 많이 받지만 정작 주택 자금이나 영농 지원을 받은 사람 수는 미미합니다. 귀촌자들의 경우 막상 시골에 살려면 도시 집 팔고 가야 하는데 그럴 때 양도소득세 감면은 해줘야 하지 않나. 특히 농촌 내려와서 살려면 용접 전기 목공 이런 실용적 기술이 상당히 필요한데 이런 건 안 가르치고 농산물 재배 방법만 알려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방소멸을 걱정하면서도 귀농귀촌자 입장에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생각은 모자라는 것 같습니다. 젊은 인구를 농촌으로 유도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나. 결국은 일자리다. 농촌에 사는 게 수지가 맞고 재미있고 보람이 돼야 온다.
개인의 삶과 행복에 관한 문제다. 나는 이 주제에 대해 얘기할 때면 항상 다산 정약용 선생의 삼농 정책을 말합니다. 농사일의 수익성이 높아야 하고 농사짓기가 수월해야 하고 농민의 자긍심이 높아져야 한다. 농업은 다른 사람의 먹거리를 생산해 주는 고귀한 직업 뿌린 대로 거두는 정직한 직업이라는 인식이 필요합니다. 기후변화로 과수농가들의 위기감도 크다. 경북 최고 특산품이라는 사과를 예로 들어 보자. 사과도 개인적으로 재배 판매하지 말고 과수 농가와 관련 사업자끼리 연대해야 합니다. 봄철 사과꽃은 환상적이고 가을 사과밭도 아름답다. 사과 농가들이 품종 기술에 대한 정보를 나누고 시설장비를 같이 쓰고 판매도 공동 브랜드로 해야 합니다. 사과밭에 약 치는 것도 공동으로 하면 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굳이 객지에 나가서 사과를 팔지 말고 사람들을 끌어들여 보자. 미국 내파밸리처럼 애플 밸리를 만들어서 사과를 원료로 한 음식과 체험 및 관광을 연계하면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습니다. 사과값 급등 때문에 난리인데 외국에서 수입하면 안 되나. 자칫 검역을 완화했다가 과수병 같은 게 발생하면 피해가 매우 크기 때문에 정부로서는 허락해 주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저탄소농업으로 사과 생산비를 떨어뜨리고 보기 좋은 사과보다 맛있고 먹기 좋은 사과를 생산하는 게 우선입니다. 다만 금사과 사태가 앞으로도 계속된다면 수입을 영영 막을 수는 없을지도 모르겠다. 남아도는 쌀은 어떻게 해야 하나. 쌀농사가 비교적 편하고 오랫동안 정부가 쌀농사 우선 정책을 펴왔기 때문에 농가에선 쌀을 포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소비량보다 많은 쌀이 생산되지 않도록 생산을 조정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짜야 합니다. 양곡관리법 같은 수매 제도를 다시 도입하면 당장은 농민들에게 좋아 보이지만 그게 장기적으로 농업농촌에 도움이 될지는 생각해 봐야 합니다. 남아도는 쌀을 고집하기보다 부족한 다른 식량 작물을 재배하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장관 출신이 평범한 농부로 돌아가서인지 일상을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다.
요즘 이동필의 1-2-3-4 원칙을 지키며 산다. 1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것 2는 하루 두 번 들에서 일하는 것 3은 삼시세끼 어머니와 밥 챙겨 먹는 것 4는 사람들이 찾아오면 말동무하며 지내는 것입니다. 이동필 전 장관은1955년 경북 의성 출생1978년 영남대 축산경영학과 졸업1980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연구위원2011∼2013년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2013∼2016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2019∼2020년 경북도 농촌살리기 정책자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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