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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기관의 위증과 짬짜미

라이더 0 1 08.30 00:56
티빙 첫 사극 우씨왕후 고증 논란 토종 OTT 티빙의 첫 사극 우씨왕후가 공개 전부터 고증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고구려 고국천왕의 부인이자 형사취수혼으로 두 번이나 왕후에 오른 우희 가 주인공으로 제작비 300억원 이상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기대를 모았습니다. 8부작 중 29일 공개된 1~4회에는 갑작스러운 왕의 죽음 이후 시동생 중 한 명과 결혼해 자신의 부족을 지키려는 우희와 그를 뒤쫓는 세력들의 추격전이 펼쳐졌습니다. 고구려의 기백을 보여주려던 기획 의도와 달리 예고편이 공개되자마자 중국풍이라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아산 리슈빌 센트럴시티 논란이 된 부분은 크게 두 가지다. 왕과 왕후의 황색 의상이 중국 황제를 연상시키고 국상 을파소의 55 가르마와 상투관이 중국식이라는 지적입니다. 우씨왕후의 심현섭 의상감독은 의상에서도 고구려의 강인한 정체성을 보여주려 했고 비주얼을 위해 멋을 부리긴 했지만 중국풍이라는 비판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심 감독은 왕의 남자 관상 사도 등 다수의 사극 영화에서 의상을 맡았습니다. ① 황색은 중국 황제의 색깔왕위를 둘러싸고 벌이는 다섯 부족의 지략 싸움은 고구려판 왕좌의 게임처럼 보인다. 심 감독은 한국의 전통 색인 오방정색 을 다섯 부족에 각각 부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광개토대왕비에도 황룡 을 보내어 내려와서 왕을 맞이하였다는 내용이 있는 만큼 우주를 상징하는 황색을 강력한 왕권의 상징으로 표현했다는 것입니다. 그는 중국 황제가 황색 옷을 입은 것은 후대의 일이고 드라마의 배경이 되는 2세기에 중국 황제는 오히려 검은색 옷을 입었다고 했습니다. 드라마는 고국천왕 이 한나라에 뺏겼던 땅을 되찾기 위해 현도군을 공격하는 대규모 전쟁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고구려 갑옷의 특징인 목가리개나 날개 장식 투구는 고분 벽화에 그려진 복식을 그대로 재현했습니다.
왕의 황금갑옷은 실제 기록에 기반해 금색 옻을 칠해 제작했습니다. 심 감독은 고구려 갑옷의 주요한 특징인 바지 갑옷도 만들었고 투구의 형태나 갑옷의 질감까지 최대한 기록을 따랐다고 했습니다. ② 을파소의 복식이 중국식관료들은 고구려 전통의 고깔형 모자 절풍을 쓰고 등장하는 반면 을파소만 중국 사극의 관모와 유사한 상투관을 써서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전통 복식 문화 전문가인 채금석 숙명여대 의류학과 명예교수도 어디서도 본 적 없는 형태라면서 한국 드라마는 이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에 고증에 더 노력을 기울였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티빙 측은 형태는 비슷해 보일 수 있지만 고구려 갑옷의 특징인 목가리개와 삼족오 문양을 조합해서 디자인한 상투관이라고 했습니다. 일부 네티즌은 고구려는 왼쪽 옷깃을 안으로 넣는 좌임 방식을 따랐지만 을파소는 중국식인 우임으로 옷을 여몄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사실과 다르며 연구에 따르면 고구려에는 좌임과 우임이 혼재했습니다. 공영방송도 다큐멘터리도 아닌 OTT 드라마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기 어렵다는 반론도 있습니다. 우씨왕후는 정통 사극보다는 판타지에 가까운 퓨전 사극입니다. OTT라서 가능한 높은 수위로 파격적인 베드신과 잔혹한 액션 장면이 다수 포함됐습니다. 심 감독은 역사적 고증에만 집착하다 보면 시청자의 눈높이를 따라가기 어렵다. 사료를 기본으로 하되 상상력을 보태 전 세계를 사로잡을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법률에 의하여 선서한 증인이 허위의 진술을 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형법 152조 위증죄다. 이 범죄가 벌어지는 현장이 지난 20일 생중계됐습니다. 용의자는 수사기관 간부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마약수사 외압 의혹 청문회가 무대였습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가 지난해 9월 인천공항세관 등을 대상으로 마약 수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돌발상황을 두고 당시 서장이던 김찬수 총경과 형사2과장 백해룡 경정이 정반대의 증언을 했습니다. 경찰은 마약조직 운반책들이 필로폰 24㎏을 온몸에 붙이고 인천공항을 무사 통과한 사실을 포착했습니다. 운반책이 세관 직원이 도와줬다고 진술하자 세관을 압수수색했습니다. 경찰이 보도자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빚어졌습니다. 백 경정은 청문회에서 서장이 용산에서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브리핑을 연기시켰다고 증언했습니다. 대통령실 외압이 있었다는 취지다. 그러나 김 총경은 용산 얘기를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둘 중 한 명은 명백한 위증입니다. 외압 두고 서장과장 상반된 증언 둘 중 한 명은 위증죄 처벌 받아야 증언의 신빙성에 대한 판단은 엇갈립니다.
한 전직 지방경찰청장은 백 경정의 언행을 신뢰하기 어렵다며 정치적 목적으로 과장하는 듯하다고 말했습니다. 내부적으로 해결이 가능한 사안을 언론플레이를 하는 등 여러 측면에서 의심스럽다는 견해다. 반면에 검사 출신인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서장이 용산을 언급하지 않았는데 그걸 지어낼 과장이 있겠느냐고 했습니다. 백 경정은 용산 발언이 아니더라도 조병노 경무관 압력 폭로로 얼마든지 이슈화가 가능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서울경찰청 생활안전부장이던 조 경무관은 당시 백 경정에게 연락한 사실이 드러나 좌천됐습니다. 용산 외압 논란이 일자 야당에선 제2의 채 상병 사건이라고 몰아붙인다. 그러나 대통령실 고위층이 관련된 근거는 아직 없습니다. 다만 서울경찰청 경무관까지 동원한 관세청 행태를 고려하면 대통령실 실무진 등에게 선을 댔을 가능성은 의심된다는 의견이 제기됩니다. 경찰 발표 간섭한 관세청도 심각 용산 개입을 둘러싼 진실게임 못지않게 심각한 대목은 관세청의 경찰 발표 간섭 정황입니다. 경찰이 세관을 압수수색한 날짜가 지난해 9월 22일이었고 세관 간부들이 수사 경찰을 찾아간 시점은 10월 6일입니다. 세관 직원의 결백 여부를 판단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기간입니다. 비리 의혹을 받는 세관이 수사 주체인 경찰을 윗선까지 동원해 압박한 모양새다. 일반 시민은 수사 대상이 되면 노심초사하며 처분만 기다립니다.
감히 수사기관을 먼저 찾아가 보도자료 내용에 관여하는 간 큰 사람을 본 적이 없습니다. 주의 주려고 오신 거라는 이야기지요라는 신정훈 행안위원장 질문에 그렇습니다. 기관 협조 차원에서라고 답하는 고광효 관세청장의 모습은 당혹스럽다. 수사기관끼리는 이런 식으로 짬짜미를 해왔다는 말인가. 검찰이 영장을 청구할 때 귀가 닳도록 듣는 증거인멸의 우려가 수사기관 직원의 혐의엔 해당이 안 되는 모양입니다. 수사기관과 피의기관이 보도자료까지 논의하는 광경이 외부인 눈엔 의아합니다. 서로 다른 증언으로 혼란을 야기한 청문회가 지나고 나니 위증 혐의가 남았습니다. 백 경정이 김 총경을 궁지로 몰기 위해 무고성 폭로를 한 것인지 김 총경이 국회에서 위증한 것인지 가려내야 합니다. 공직자에 대한 무고와 위증은 해악이 심대합니다. 양중진 전 수원지검 차장검사는 저서 『검사의 삼국지』에서 무고와 위증의 위험성을 경고했습니다. 반역자로 무고를 당한 마초가 장로를 등지고 유비의 신하가 되자 결국 장로는 패망을 맞게 됐다는 삼국지 속 일화를 전하며 나라를 망치게 한 무고라고 했습니다. 김 총경과 백 경정 중 한 명은 위증범이니 50 입니다. 수사기관들이 과연 진범을 찾아낼까.
수사 간부의 위증이 완전범죄로 묻히는 건 아닌지 결말이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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