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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나고 자랐는데일하는 시민 되기 이렇게 어렵나요

라이더 0 3 08.30 06:05
신기림 기자 = 미국 뉴욕증시가 지수별 혼조세로 마감했습니다.
다우 지수는 경제 지표 호조에 사상 최고를 경신한 반면 엔비디아의 실적 실망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하락했습니다. 19일 다우존스 산업 평균 지수는 0. 59 상승한 4만1335. 05 포인트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S P 500 지수는 거의 변동 없이 5591. 96포인트로 7월 기록한 사상 최고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9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히 강세를 보인 덕분입니다. 하지만 나스닥 지수는 0. 23 하락한 1만7516. 43포인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전날 장마감 이후 엔비디아가 공개한 실적에 대한 실망으로 6 넘게 빠졌기 때문입니다. 인공지능 를 대변하는 엔비디아는 실적이 좋았지만 너무 높아진 투자자들의 눈높이를 맞추는 데에는 실패했습니다. 다른 AI 관련주는 엇갈렸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0. 6 상승한 반면 구글 소유의 알파벳은 0. 7 하락했고 브로드컴과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스는 각각 1 가까이 하락했습니다. 애플은 씨티그룹이 최고의 AI 추천 기업으로 선정한 후 1. 5 상승했습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애플과 엔비디아는 새로운 자금 조달 라운드의 일환으로 챗GPT를 만든 오픈AI의 기업가치를 1000억 달러 이상으로 높일 수 있는 투자에 참여하기 위해 협의중입니다. 사이버 보안 업체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분기 매출 예상치를 상회한 후 2. 8 상승했고 달러 제너럴은 연간 매출과 이익 전망을 하향 조정한 후 32 폭락했습니다. US뱅크웰스매니지먼트의 테리 샌드벤 수석 주식전략가는 AI 관련 기업들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기에는 너무 이르다. 아직 상승 여력이 더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우리는 AI 혁명이 아직 비교적 초기 단계에 있으며 이는 기술 기업에 좋은 징조라고 덧붙였습니다. 미국 경제는 강력한 소비지출로 초기 예상보다 더 빠르게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상무부가 공개한 2분기 성장률 2차 추정치는 3 로 1차의 2. 8 보다 상향 조정됐고 미국 경제가 침체를 피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뒷받침했습니다.
지난주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예상보다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LPL 파이낸셜의 제프리 로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에 성장률 상향조정과 인플레이션 하향조정은 미국의 연착륙을 구축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7월 개인소비지출 보고서로 쏠립니다.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완화 기조에 대한 단서가 나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S P 500 지수에서 상승 종목이 하락 종목보다 2. 1 대 1 비율로 많았습니다. S P 500은 68개의 신고가와 4개의 신저가를 기록했고 나스닥은 91개의 신고가와 90개의 신저가를 나타냈습니다. 한국에서 태어나 자란 외국인가정 자녀들노동하는 시민 되려면 첩첩산중 거쳐야이주노동자 자녀 A씨 계속 살고 싶은데어릴 때 동네 어른들이 너는 한국에서 나고 자랐으니 나중에 한국 국적 준다고 해서 그렇게 알고 살았어요. 중학교 2학년 때 현실을 알았죠. 특성화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중인 A씨 는 2006년 한국에서 태어났습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모두 한국에서 다녔다. 쭉 한국어를 써 왔고 한국 밖으로 나간 적도 없습니다. A씨가 또래 한국인 친구들과 다른 건 딱 하나 서류상 국적입니다. A씨는 외국인가정 자녀다. 필리핀 출신 이주노동자인 A씨의 어머니는 1990년대 후반 한국에 들어와 한국에서 A씨를 출산했습니다. 출산 당시 어머니가 미등록 체류 신분이어서 A씨도 미등록 아동으로 오래 살았습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로 어머니의 지인 집에서 살게 된 그는 성공회 용산나눔의집의 도움으로 중학생 때 필리핀 국적 방문동거 비자를 얻었습니다. 한국에 계속 살 계획이에요. 여기서 태어나서 자랐으니까요. 여느 한국인 친구들처럼 A씨도 나고 자란 한국에서 계속 살고 싶다. 평범한 한국 고등학생인 A씨의 취미는 친구들과 수다를 떨거나 농구 축구를 하는 것입니다. 필리핀 가면 아무것도 못 하고 얼어있을 것 같아요. 필리핀은 가 본 적도 없고 지도상으로만 봤어요. 문화도 아는 게 거의 없어요. 이제 곧 사회에 나올 A씨가 한국에서 쭉 살려면 일자리가 필요합니다. 노동은 사회 성원권의 중요한 한 축입니다.
A씨도 일을 한다는 건 여기서 계속 살 수 있다는 것이라는 걸 안다. 하지만 A씨의 앞길은 첩첩산중입니다. 한국에서 나고 자란 A씨가 한국 사회에서 쭉 살아가는 일은 한국의 복잡한 비자 제도처럼 꼬여 있습니다. 대학전문직만 허용결국 꿈 접었다A씨는 특성화고에서 자동차 정비를 전공합니다. 한국 국적을 가지고 있었다면 A씨는 졸업 후 바로 관련 직종에 취업해 홀로서기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A씨도 자동차 쪽 일을 하길 원합니다. 멋진 외제차가 즐비한 성수동으로 차 구경을 다닐 정도로 차를 좋아합니다. 장난질해서 돈 더 받는 게 아니라 진짜 정직하게 수리해서 돈 벌고 싶어요. A씨의 꿈은 체류자격 때문에 제동이 걸려 있습니다. A씨 같은 미성년 외국인가정 자녀가 가진 F 비자 는 성인이 되면 체류자격 연장이 불가능합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취업은커녕 한국에 머물 수조차 없다는 뜻입니다. A씨가 자신이 나고 자란 한국에서 노동자로 살아가려면 체류자격을 바꿔야 합니다. 문제는 A씨가 체류자격을 바꾸는 길이 하나뿐이라는 데 있습니다. 미성년 외국인가정 자녀가 한국에서 계속 살아가려면 원하지 않아도 비싼 돈을 들여 반드시 대학에 가야만 합니다. 특성화고를 나왔어도 마찬가지다. 방문동거 비자를 유학 비자로 바꾸는 것입니다. 대학을 졸업해도 A씨의 선택지는 한 번 더 줄어든다. 유학 비자를 얻은 뒤 취업하기 위해선. 전문인력 비자를 얻고 해당 비자가 허용하는 일자리에만 취업할 수 있습니다. 전문인력 비자 일자리는 이름처럼 관리직전문직연구직 등입니다. 다른 선택지는 최근 신설된 지역특화비자 를 취득해 비수도권에서 일하거나 창업을 하는 정도밖에 없습니다. 제 다른 외국인가정 친구는 코딩을 하는데 실습 중인 회사에서 좋게 봐서 면접을 보게 됐는데 비자 때문에 막혔대요. 걔도 결국 대학 간대요. A씨도 꿈인 자동차 정비를 일단 포기하고 스페인어 통번역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지금 제 전공인 자동차를 살리려면 연구소나 인공지능 쪽으로 취업해야 돼요. 그건 어렵거든요. 특성화고 나와서 바로 취업할 수 있었다면 저는 계속 자동차 했을 거예요.
일 하기 위해선. 대학 가야 대학 가려면 일 해야복잡하게 얽힌 체류관리 제도는 그 자체로 벽입니다. A씨는 이주민을 오랫동안 지원해 온 성공회용산나눔의집과 인연이 있어 관련 정보를 알 수 있었다. 운이 안 좋았다면 취업을 아예 못 했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합니다. 학교 선생님들도 정보를 정확히 모른다. 예전에 A씨랑 같이 담임 선생님을 만났는데 선생님이 되레 저한테 물어보더라고요. 외국인이 취업이 가능하냐고요. 외국인에 대한 정보가 없으니까요. 성공회 용산나눔의집 강다영 활동가가 말했습니다. A씨가 맞닥뜨린 또 다른 벽은 돈입니다. 등록금 외에도 수도권 대학은 연간 2000만원 비수도권 대학은 연간 1600만원의 통장 잔고를 유학생에게 요구합니다. 교육국제화역량인증대학은 이 금액의 절반을 요구하지만 이제 막 성인이 된 외국인가정 자녀에겐 큰 돈입니다. A씨처럼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경우가 많은 외국인가정 자녀들에게 돈 문제는 더 무겁습니다. A씨는 이주민 지원단체들에서 받는 장학금을 드래곤볼 하듯 모으고 있지만 충분치 않습니다. 생활에 보탬이 되려고 아르바이트 지원도 많이 넣어 봤지만 마지막엔 늘 비자의 벽에 부딪혔다. 일을 하기 위해선. 대학에 가야 하는데 대학 가려면 돈을 벌어야 하고 벌려면 일을 해야 하는데 일을 하기 위해선. 윤회 같아요. A씨가 말했습니다. 감시 당하는 아이들일하는 시민 되려면국내 통계에 등록된 외국인가정 자녀는 2012년 2626명에서 지난해 4만372명으로 늘었습니다. 이주노동자 도입이 늘면서 외국인가정 자녀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부모가 미등록 이주노동자라 체류 등록이 되지 않는 미등록 아동도 약 5000명으로 추산됩니다. 한국에서 태어나 쭉 자랐지만 정작 한국 제도는 이들을 관리 대상으로 보고 미래를 촘촘히 제한합니다. 강 활동가는 제도는 이주배경 청소년들이 어떻게 한국 사회에 통합돼 노동자로서 잘 성장할 수 있을지가 아니라 불법 취업해서 미등록이 되면 어쩌지라는 관리 관점에서 보고 있다고 했습니다. 기분이 좋지는 않죠. A씨가 말했습니다.
관리의 대상으로만 취급되는 현실은 A씨 같은 아이들을 위축시킨다. 제가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닌데 까딱하면 꼬투리를 잡힐 수 있으니. 예의주시당하는 느낌이라 더 조심하게 돼요. 대학 진학에 실패해 고향인 한국에서 추방당한 지인들도 여럿입니다. 롤 모델이 없다는 건 A씨에게는 갑갑한 일입니다. 한국에서 잘된 형누나가 없어요. 그러니까 미래가 상상이 안 되는 거예요. 상상의 끝이 필리핀인 게 힘들어요. 서류상 외국인인 A씨는 병역 의무가 없지만 국적을 준다면 무조건 군대에 가겠다고 합니다. A씨가 노동하는 시민이 되는 건 어렵지만 중요한 일입니다. 노동은 한 사람을 생활인으로 살아가게 하는 수단을 넘어 그를 사회와 이어지도록 하는 중요한 다리다. 신풍역포스코더샵 한 사람의 당당한 성원이 되기를 꿈꾸는 A씨의 소망은 이 사회의 다른 이들과 다르지 않습니다. 돈을 벌고 있다면 일단 지금 저를 길러주시는 이모 에게 용돈을 드리고 도움 주신 이모님들도 가능하면 뵙고 싶어요. 친구들끼리 국내여행도 가고 몇이랑 해외도 나가 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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