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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들어간 기자 접니다

라이더 0 3 08.30 10:38
텔레그램 불법합성방 실체 우리가 시간이 없지 관심이 없냐 현생에 치여 바쁜 뉴스 볼 시간도 없는 당신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뉴스가 알려주지 않은 뉴스 보면 볼수록 궁금한 뉴스를 5개 질문에 담았습니다. The 5가 묻고 기자가 답합니다. 제작방 링크 공유방 겹지인방 능욕방 여군방. 피해자의 학교지역직업별로 운영되는 텔레그램 불법합성방의 실체가 수면 위로 드러났습니다. 딥페이크 를 이용해 특정 인물의 신체와 나체 사진영상을 합성한 불법합성물은 성적 모욕감을 불러일으키는 디지털 성범죄물입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까지 나서 철저한 수사를 지시한 뒤에도 여전히 새로운 불법합성방이 만들어지고 있는데요. 그 방에서 가해자들은 뭘 하고 있을까요 그들을 검거하고 처벌할 순 없을까요 제작방여군방을 최초 보도한 사회부 이슈팀 박고은 기자에게 물었습니다. 40만명이 참가한 제작방에 들어가 보니 어땠어요 뭘 하고 있던가요 박고은 기자 지난 20일 X 검색으로 불법합성물 제작방에 들어갔을 당시엔 22만7000명이 있었어요. 이 방은 대화 없이 봇 프로그램으로 운영돼요. 자동으로 묻고 답할 수 있는 방식의 챗봇 서비스처럼요. 제일 먼저 지금 바로 좋아하는 여자의 사진을 보내라는 문구가 떴어요. 인공지능 이 만든 가상 여성 사진을 넣었더니 5초만 기다리세요라고 하더라고요. 정말 5초 뒤에 뚝딱 그 얼굴이 합성된 나체 사진이 만들어졌어요.
조금 더 상체가 많이 나온 다른 사진을 넣으니 7초가 더 걸렸고요. 합성된 사진은 가짜인지 모를 만큼 퀄리티 가 좋았어요. 심지어 특정 부위 크기를 조정하는 버튼까지 있었어요. 2년 전쯤 불법합성물 범죄 기사를 썼는데 그때보다 기술이 이렇게 빨리 진화했단 사실에 굉장히 놀랐어요. 과거엔 기술자에게 돈을 주고 불법합성물을 만들었다면 지금은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만들 수 있게 된 거죠. 제작방은 무료로 운영되나요 박고은 기자 사진 2장을 만들고 특정 신체 부위 크기를 조정하는 것까진 무료인데요. 3번째 사진부턴 다이아를 사야 해요. 쉽게 말해 제작방에서 통하는 가상화폐예요. 사진 한장당 1다이아 를 받는데 10다이아부터 100다이아까지 살 수 있어요. 다이아를 많이 사면 할인해주기도 하는데요. 100다이아를 구매하면 40~50 를 할인해주는 식으로요. 결제는 암호화 기술을 이용한 가상화폐 크립토로 이뤄졌고요. 돈을 내기 싫다 친구를 초대하면 추가로 제작을 이어갈 수 있는 구조예요.
여군방은요 달라요 박고은 기자 여군방은 여성군인을 대상으로 불법합성물을 만드는 텔레그램방이에요. 이 방엔 850명 정도의 참가자가 있었는데요. 불법합성물의 제작과 유포가 이뤄져요. 글은 운영자만 쓸 수 있고요. 참가자가 운영자에게 여성 군인 사진을 보내면 운영자가 합성물을 만들어서 유포하는 방식이죠. 여성군인이 남성군인 10여명 정도와 훈련 후에 손가락으로 브이 를 하며 찍은 사진이 있었는데요. 중간에 선 여성만 나체로 만들었더라고요. 얼굴 모자이크 전혀 없이요. 이 방에서 본 피해자의 100 는 모두 여성이었고요. 운영자는 지난 5월 강원도 인제 육군부대에서 군기훈련을 받아 숨진 훈련병 사건을 꺼내면서 우리도 복수하자며 참가자에게 여성군인 사진을 더 보내라고 요구하기도 했어요. 평택 화양 신영지웰 여성군인의 불법합성물로 만든 텔레그램 이모티콘도 충격이었어요. 이모티콘은 별도 검색을 하다 보게 됐는데요. 그 중 가장 충격적이었던 건 남성군인 2명과 여성군인 1명이 찍은 사진으로 만든 이모티콘이었어요.
군 내부에서 찍은 진급 사진으로 보였는데 여성 하체를 나체로 불법합성했더라고요. 순화해서 말하면 내가 진급한 이유는 이것. 따봉 이란 말이 함께 들어가 있고요. 여성군인을 동료가 아닌 성착취 대상으로 본다는 사실이 정말 끔찍했어요. 가해자들이 불법합성물을 만든 뒤 추가로 범죄를 저지르진 않나요 박고은 기자 사회관계망서비스 에서 만난 피해자는 DM 으로 모르는 사람 심지어 외국인에게서도 연락이 온다고 했어요. 성적인 욕설을 한다고 하더라고요. 이게 여러 차례 반복됐고요. 여군방에서도 운영자가 특정 여군에게 불법합성물을 담은 메시지를 보내고 반응을 담은 인증샷 보내라고 참가자들에게 요구했는데요. 그 방에 전화번호까지 노출된 거죠. 피해자는 엄청난 공포감을 느낄 수밖에 없어요. 운영자를 처벌할 순 없어요 박고은 기자 쉽지 않아 보여요. 불법합성방 취재 과정에서 경찰에게 연락을 많이 받았는데요. 제가 여군방에서 운영자 20명의 아이디와 범죄 사실을 캡쳐해뒀는데 그 뒤 방이 폭파됐다고 말했거든요.
그러면 아무 소용이 없다고 경찰이 말했어요. 경찰이 들어가 운영자와 라포 를 쌓은 뒤 정보를 캐내는 위장 수사밖엔 방법이 없는 거죠. 잡아도 처벌이 어려워요. n번방 사건 후 2020년 딥페이크 처벌법이 만들어졌는데 가해자한테 유포할 목적이 있었다는 걸 증명해야 해요. 불법합성물을 만들고 가지고 있는 것만으론 처벌할 수 없는 거죠. 가해자가 불법합성물을 만들기만 한 건지 유포한 건지 정확하게 확인하기 위해선 텔레그램의 수사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고요. 10개국은 텔레그램이 수사 협조를 안 하니까 법적 대응을 하기도 했어요. 2022년 브라질 대법원은 텔레그램이 수사에 협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구글과 애플 앱스토어에서 텔레그램을 삭제하고 인터넷에서도 사용을 못하게 했어요. 텔레그램이 하루 만에 사과하고 협조하겠다고 약속하자 이튿날 차단 명령을 해제했고요. 에 다 담지 못한 불법합성방의 실체와 대안을 휘클리에서 읽어보세요. 주간 뉴스레터 휘클리 구독하기. 검색창에 휘클리를 쳐보세요. 권지담 기자 gon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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