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

home    〉   Q&A

여성에게 자유를

라이더 0 5 09.02 20:47
체류 외국인 261만명 넘어포화 상태 국내 통신 시장에 새로운 기회SKT AI 통역KT 지니TV 다국어 자막 등 외국인 대상 서비스 확대즈드라스부이체 쳄 마구 밤 파모치.
나긋한 휴대전화 개통 상담 내용을 하나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대화가 러시아어로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충남 아산시 번화가인 온양온천시장에는 충남 지역 LG유플러스 대리점의 매출 1위 매장이 있고 역시 매출 톱을 놓치지 않는 판매왕이 있습니다. 그 주인공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온 고려인 4세 강알레이샤씨. 지난달 29일 매장에서 만난 강씨는 영업 노하우를 묻는 질문에 그냥 열심히 일하고. 동료들이 많이 도와줘요라며 쑥스러워했습니다. 옆에 있던 김수종 팀장이 거들었습니다. 알레이샤는 이주민 커뮤니티의 롤모델이에요. 알레이샤가 자리 잡은 걸 보고 대리점에서 일하게 된 외국인이 9명이나 될 정도라니까요. 260만명을 넘어선 국내 체류 외국인이 포화 상태인 통신 시장의 새로운 기회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뺏고 뺏기는 내국인 고객과 달리 외국인은 말 그대로 신규 고객입니다. 국내 공단 지역에는 이주민 거주지가 여럿 형성돼 있습니다.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현대자동차 사업장을 중심으로 대규모 산업단지가 구축된 아산시도 그중 하나로 러시아중앙아시아 출신이 많다. 강씨가 일하는 온천시장점도 내국인과 외국인 고객 비율이 반반 정도라고 합니다. 모스크바대 출신인 강씨는 2015년 한국으로 이주한 뒤 스마트폰을 개통하러 우연히 들른 LG유플러스 매장에서 러시아 손님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통역을 자처하며 일을 시작한 지가 올해로 8년. 외국인도 젊은 사람들은 아이폰이나 갤럭시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좋아하고 나이 든 분들은 중저가폰을 써요. 한국인이랑 다르게 인터넷TV를 많이 찾아요. 러시아 OTT 를 연결해서 볼 수 있거든요. 이주민들은 은행이나 병원 업무를 보려면 돈을 내고 대행업체를 통하는 경우도 있는데 강씨는 각종 잡무를 흔쾌히 처리해줬습니다. 직원 8명인 이 매장에서 강씨의 매출 기여도가 40 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 지역 LG유플러스 대리점을 운영하는 홍신석 에프원 대표 는 외국인 직원을 둘 엄두를 못 내다 강씨가 성과를 거두면서 외국인 채용을 늘리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 통계월보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국내 체류 외국인은 261만6007명으로 총인구의 5 를 넘어섰습니다. 통신사들은 이러한 변화를 사업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지난 7월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은 사내 임원 워크숍에서 인구 감소는 통신 시장에 위기이지만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시장에서는 여전히 기회가 있다고 했습니다. SK텔레콤은 13개국 언어를 지원하는 인공지능 통역 솔루션 트랜스토커를 롯데백화점 잠실점에 도입했습니다. KT는 지니TV 다국어 자막 서비스에 몽골어 러시아어를 추가해 제공 언어가 12개로 느는 등 통신사들의 크고 작은 외국인 대상 서비스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LG유플러스는 지난달 장기 약정 없이 612개월만 쓸 수 있는 선불 인터넷을 출시했는데 단기 체류 외국인을 겨냥한 것입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외국인 상담 서비스 내용을 시장 조사와 고객 소통 창구로 활용해 외국인 요구에 최적화된 서비스와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 유정훈 변호사심리학자 에이브러햄 매슬로는 망치를 든 사람에게는 모든 문제가 못으로 보인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성평등을 위한 조치에 매번 반대하고 젠더 갈등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지지층을 모아 국회 진입까지 성공한 정치인과 정당에 이 말이 적용될 수 있겠다. 텔레그램 딥페이크 사건은 젠더 간의 대립이라는 관점으로 볼 문제가 아닙니다. 동의를 받지 않고 다른 사람의 얼굴 사진을 가져다 다른 사진이나 동영상에 합성하여 성착취물을 만드는 행위가 사회적으로 용인될 리 없습니다. 교육을 해서 지식과 윤리의식을 심어주거나 변호사의 자문을 받아야 그게 위법이라는 점을 인식할 수 있는 사례도 아닙니다. 처벌법규 구성요건의 미비점 때문에 일부 사례의 경우 지금은 형사처벌을 할 수 없다 하더라도 개인의 인격권을 중대하게 침해하는 위법행위라는 점에 대해 이론의 여지가 있을 수 없습니다. 딥페이크 성범죄가 사회 일반의 신뢰를 근본적으로 해칠 수 있다는 점은 문제의 심각성을 더합니다.
자기 옆에 있는 누군가가 익명성 아래 숨어 딥페이크 성착취물을 만들거나 돌려보는 행위를 방치하면 피해자 또는 우리의 일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기존의 성범죄와 달리 여기에는 범죄자는 감옥으로 피해자는 일상으로라는 구호조차 무기력해 보인다. 시민의 평온한 삶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 다른 말로 하면 삶의 기본조건에 관한 민생 문제라는 얘기다. 책임 있는 공직자 상식 있는 정치인이라면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 데 뛰어드는 것이 당연합니다. 성착취물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대응을 요구하자 이를 급발진 젠더팔이로 명명하는 것 자체가 젠더의 대립이 아닌 문제를 젠더 이슈로 만드는 것입니다. 여성의 자유가 여러 모양으로 위협받고 있습니다. 텔레그램 딥페이크 사건이 알려진 후 많은 여성들은 소셜미디어에서 자기 사진을 삭제하고 부모들은 미성년자 딸이 소셜미디어 사진을 내리거나 계정을 폐쇄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남성은 셀카를 올리는 데 아무런 거리낌이 없는데 여성은 다른 사람이 딥페이크로 악용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소셜미디어를 사용하고 셀카를 올릴 자유를 빼앗기는 것입니다. 이는 텔레그램 딥페이크에 국한된 얘기는 아닙니다. 어떤 여성은 쇼트컷 을 했다는 이유로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폭행을 당했습니다. 올림픽 3관왕 위업을 달성한 양궁의 안산 선수조차 쇼트컷을 했다는 이유로 온갖 악플과 비난에 아직까지 시달립니다. 쇼트컷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남성이 시비를 걸거나 심지어 폭행을 하지 않을까 두려워해야 한다면 자기 머리 모양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기본적 자유를 제한당하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자유라는 개념이 잘못 이해되고 사용되는 현상을 보게 됩니다.
타인의 기본적 자유를 앗아가는 행위에 대해 표현의 자유를 들이대거나 과잉 규제를 우려할 상황이 아닙니다. 자유를 의제로 내세운 집권세력이라면 자유를 중요하게 여기는 보수 정당이라면 법과 질서를 수호해야 하는 권력기관이라면 국민의 절반인 여성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나서야 합니다. 올해 초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의 딥페이크 사진이 유포된 적이 있습니다. 공연을 하면 국가의 GDP를 움직일 정도의 경제효과를 가져온다는 스타도 여성이라는 이유로 딥페이크 피해를 겪는다. 천안역 경남아너스빌 이 사건에 관해 표현의 자유 테크와 인권의 관계를 연구하는 조지 워싱턴 대학교 메리 앤 프랭크스 교수는 이러한 AI 기술과 앱은 젊은 세대 남성에게 내가 원하면 AI로 구현할 수 있다는 그릇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고 이를 경계하지 않으면 우리는 한 세대의 피해자뿐만 아니라 한 세대의 가해자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우리는 지금 그 불길한 진단이 현실화된 것을 보고 있는지 모른다. 한두 명이 아닌 한 세대의 피해자와 가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는 것은 국가의 존재이유입니다. 교육받을 권리와 의무가 있는 미성년자를 공교육을 위해 학교에 보냈는데 여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성범죄가 같은 교실에 있는 남학생에 의해 벌어졌습니다. 정부가 개입하여 안전한 학교를 만들지 않는다면 대체 정부의 역할은 무엇인지 모르겠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한국이 당장 내일 침몰하지는 않을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 정치와 정부는 존재이유에 관한 근본적 의문에 직면해 있습니다. 딥페이크 지도를 개인이 만들어 공유해야 한다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할 권한이 있는 수사기관이 아니라 피해자 혹은 그를 돕는 활동가들이 나서 일일이 증거를 수집해야 한다면 국가와 정부의 존재이유를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

Comments